CLASS OF 90s BEAT TAPE INTERVIEW

Avantgarde Vak (Blaqlotus Records)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블랙로터스 레코즈 (Blaqlotus Records) 의 아방가르드 박이라고 합니다. aka vansernu.

 

레이블 블랙로터스를 설립한 장본인인데, 이 레이블은 어떻게 시작된건가요?

 

어떤 큰 힘이 저 자신을 좌지우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음악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4-5년 정도 작업하면서 <Brown Boat #01> 이 나왔고, 그때부터 사람들이 이 레이블을 알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 뒤로도 블랙로터스는 계속 존재했지만 뭔가 덩치가 있는블랙로터스의 시작은 헤드룸락커스가 처음 시작됐을 때라고 할 수 있죠.

 

2014년 헤드룸락커스 시즌1에 참여했던 비트메이커들 중 뤼비앙 (luVVian), 퍼플톰 (Purplettom), 그리고 터널넘버파이브 (Tunnelno5) 가 모두 블랙로터스 출신이었는데, 이들과는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되었던 건가요?

 

블랙로터스는 다른 인디레이블과 달리 어떤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지 않았어요. 설령 그것이 있더라고 해도  저 혼자만 알고 있었죠. 그럼에도 제 주변 친구들, 그리고 제가 발표했던 음악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음악적 색깔과 생활방식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늘 하는일이 비트만드는 건데 서로 비트를 들려주고, 공유하고, 가까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우리 프로듀서들에게 제가 어떤 앨범을 내줄 수 있고, 1년안에 무엇을 해야 된다고 하거나…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었어요. 그저 “너 이런 힙합 좋아해? 나는 너무 좋아해. 같이 파보자. 더 공부하자.” 이런거였죠.

 

아방가르드 박 씨를 포함 블랙로터스의 프로듀서들, 그리고 이들의 음악을 떠올리면 공통적으로 샘플링 (Sampling) 을 주요 작업 방식으로 사용하고있습니다. 이 방식의 특별한 점이 있나요?

 

샘플링이라는 작법을 사용한 지는 20년이 넘었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었고 그때는 이 방식을 알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어요. 아버지를 졸라서 신디사이저를 하나 구했고 그걸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이거는 아니다 싶었어요. 드럼 소리를 입으로 내도 더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제가 원하는 질감이 표현이 안됐어요.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을 계속 했고, 그 시기에 허니패밀리 형들 그리고 혁건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우연 아니면 운명적으로 샘플링이라는 작법을 알게 되었어요. 이때의 경험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릴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이제는 음악을 넘어서 삶의 지침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방식이에요.

제 이름으로 여러 창작물이 세상에 나와있지만 사실 이건 하나의 타임라인일 뿐 온전히 내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샘플링한 음악과 소리의 원작자들이 만들어놓은 감성을 제가 대신해서 이야기할 뿐입니다. 결국 이것도 창작물이기는 하지만 겸손해지는 부분도 생겨요.

 

 

꾸준히 음악작업을 해오신 것으로 알고있지만 특히 올해 아방가르드 박 씨의 비트테입이 매달 블랙로터스 밴드캠프 (Bandcamp) 채널을 통해서 공개되고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양인데요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의 배경 혹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온 것인가요?

 

올해가 닭의 해이고 제가 닭띠에요. 어쩌면 제게 12년 만에 돌아온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열두달 짜리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최근 작업물들은 두마디의 룹을 만들고, 그것을 4분여간 라이브로 녹음하는 과정을 통해 곡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녹음 당시의 제 기분과 상황을 가장 잘 담기위해 집중해서 만들고 있어요. 한 곡을 작업하다가 잠시 쉬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좋은 음악을 한곡 들으려는 목적으로 음반을 올려두었다가도 나도 모르게 그 곡에 꽂히게되고, 이 순간이 자연스레 새로운 곡 작업의 시작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올해라는 시간 자체를 온통 이렇게 사용하고있어요.

밴드캠프를 애용하고 있는 건 이곳이 음악을 끝없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저 또한 아직도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샘플링을 할 때 가장 많이 썼거나, 특별히 좋아하는 장비가 있나요?

 

보스 (BOSS) 사의 SP-303을 좋아합니다. 역동적이고,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음이 잘 느껴져요. MPC나 SP1200 같은 다른 샘플러들도 우리에게 친숙한 힙합냄새가 나는 좋은 장비지만 제 감정을 더 표현할 수 있는 장비로는 이것 만한 것이 없어요. 

 

같은 유형의 404, 555, 등 다른 샘플러들도 많은데 303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으세요?

 

모두 다 사용해봤는데 303만의 캐릭터가 있어요. 사실 답답한 장비고 실제로 에러도 나요. 그렇지만 이 장비를 오래 사용하면서 어느정도 지점에서 에러가 나는지 알기 때문에 그 한계를 제가 피하면서 사용해요. 404나 606은 비교적 친절해요. 반대로 303은 우리가 알고있는 마초적인 느낌이 있어요.

 

샘플러 이외에도 애용하고 있는 장비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멀티트랙 레코더 Yamaha CMX100. 이건 BEATORAWGYIII 를 만들 때 구입한건데 이제 거의 악기처럼 쓰고 있어요. 피치와 EQ 조정이 되거든요.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힙합비트는 테이프를 거쳐서 나온 것이에요. 제가 즐겨들었던 힙합 음악, 그것을 만들었던 프로듀서들이 해온방식이기 때문이에요.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변신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강약의 변화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아예 잊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힙합 비트에 있어서는 이 테입을 거치는 과정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릴테입을 사용하는 것보다 이런 카세트 테입을 거친 비트가 화끈한 느낌이 있어서 선호합니다.

 

음악작업을 할 때 자기만의 방식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요즘은 리샘플링을 자주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음원의 손실을 우려해서 피해왔던 방식인데, 리샘플을 하는것이 소리를 뭉개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순간 제가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표현한다는 생각을 하니 이 방식을 통해 나온 사운드가 더 의미있게 느껴져요. 더 독특한 소리가 나기도하고요. 

 

이번에 공개되는 Headroom Rockers: Class of 90s 비트테입에 수록된 비트도 리샘플링을 통해 완성된 건가요?

맞아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과정을 세번정도 거쳐 완성된 거에요. 

제 음악이 90년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느껴지겠지만 사실 그 이상, 저에게는 전부라고도 볼 수 있어요. 이번 헤드룸락커스 비트테입의 주제가 90년대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저는 제가 추구하는 음악을 하나 더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곡을 통해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으셨나요?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어떤 흐름에도 휩쓸리지 않는 것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아방가르드 박 씨가 90년대를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세요?

 

저는 항상 힙합, 그 중에서도 킥과 스네어. 단순한 드럼소리가 아니고 비트메이커들이 겹겹이 쌓아 만든, 네다섯가지 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소리잖아요. 듣는 이들이 지각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채워진 질감의 비트. 이런것들이 가진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90년대 힙합’, ‘골든에라’ 라는 말이 나오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생각과 기억을 하게끔 만든 아티스트나 트랙이 있으세요?

 

Lord Finesse “Game Plan”, Madlib (Quasimoto) “Microphone Mathematics”. 무언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강한 비트이면서도 마냥 신나는 것은 아닌…

 

프로듀서로서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그 시대에 같이 있었다. 이런 날은 아방가르드 박의 음악이 생각난다.” 라는 기억으로 남고 싶어요. 그리고 나의 샘플링의 기술적인 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이방식을 통해 나의 접근 방식과 의도 자체에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면 좋겠어요.

 

자신의 음악에서 이센셜(Essential) 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잘 안들리는 소리. 제 음악에 분명히 들어있지만 잘 들리지 않는 부분이 곡 안의 그루브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샘플링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소리고, 그래서 저는 이 방식대로 계속 할 것입니다.